내용증명은 어떤 효력이 있고 상대방이 정한 답변기간에 맞춰야 하는지

내용증명은 한 해 거의 천 만통에 가깝게 발송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런 법적인 효과도 없다고들 하면서 왜 그렇게 많이 보낼까요? 아래에서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내용증명의 효력

 

흔히 내용증명 자체에는 아무런 법적인 효력이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갑이 을에게 "당신이 나에게 빌려간 1천만 원을 2022. 10. 12까지 갚으시오."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나 갑이 내용증명에서 주장하였다고 하여 '자신이 을에게 1천 만 원을 빌려준 사실'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럼 내용증명은 어떤 효과가 있길래 한해에 거의 몇 백만 통 가까이 발송되고 수령되는 것일까요? 아무런 법적 효과도 없는데 말이죠. 단순히 법적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하기에는 분명히 어떤 '효과'가 있는 건 아닐까요? 네,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 심리적인 효과

내용증명을 받는 입장을 생각해보면, 그 내용증명 속에 있는 사실관계가 거짓이 아니라면 딱히 반박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일단 우체국 소인이 찍힌 내용증명을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겠지요.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곧 법원이나 경찰서를 들락거릴 일이 생기겠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인 효과의 대부분은 받은 내용증명 속의 사실관계가 틀리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소송으로 가기 전에 해결을 해야겠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내용증명은 심리적인 효과가 분명히 있는 것이지요.

 

• 소송의 증거자료

앞에서 내용증명은 한 해를 기준으로 거의 몇 백만 통이 발송됩니다. 이렇게 보내진 내용증명은 바로 소송에서 증거자료로 쓰이지요. 아래를 보시면 누군가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또 누군가는 답변을 내용증명으로 하고 있는데 각각 소송에 증거로 제출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판사도 그걸 읽었겠죠. 이렇게 내용증명 자체에는 아무런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하지만, (조금 어려운 말로 하면) 소송에 현출 되어 판사의 심증 형성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내용증명-증거자료-소송

 

2. 내용증명 답변 기간

 

 

보통 내용증명을 보내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가능한 한 빨리 반응하기를 원할 겁니다. 따라서 내용증명 속에 "귀하는 내용증명을 받은 날로부터 1주일 후인 2022. 10. 20. 까지 답변을 하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문구를 넣지요. 이것을 흔히 답변 기간 혹은 답변시한이라고 합니다. 물론 답변 기간은1주일이 될 수도 있고 2주일로 적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시한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키지는 않아도 된다]입니다. 그런데 '지키지 않아도 된다' 혹은 '지킬 필요가 없다'가 아니라 '지키지는 않아도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왜일까요?

 

보내는 사람은 자신이 보낸 내용증명에 대해 어떻게든 언제까지 반응을 보이라고 하였는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엄청 화가 나겠죠? 기분이 아주 나빠진다는 말이죠. 그럼 어떻게 할 것으로 예상되시나요? 네, 변호사나 법무사를 찾을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내용증명에서 정한 답변 기간에 응할 의무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그 시한 내에 답변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보낸 사람이 덜컥 화를 내서 변호사 등을 통해 실제로 민사소송이나 형사고소를 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내용증명 속의 사실관계를 그대로 인정하라는 말은 아니니 반박할 수 있다면 반박하시고 차분하게 대응하시면 되겠습니다.

결론 : 내용증명받고 너무 걱정하지도 말고, 너무 무시하지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