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명예훼손으로 입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거짓으로 그렇게 했지만 그 파장은 큰데요, 만일 자신이 허위사실 명예훼손 초범인데 어떤 처벌이 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오늘은 이런 분들을 위해 판례에 나타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초범에 대한 처벌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허위사실 명예훼손 초범 처벌
명예훼손 처벌 조항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죄로, 형법 제307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 만약,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한편, 사이버 명예훼손이란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연히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죄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렇다면, 초범인 경우에 어떻게 처벌되었을까요?
사이버 명예훼손 초범에 대한 처벌
명예훼손죄에 관한 모든 통계자료가 공개되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정확한 자료를 얻을 수는 없지만, 대검찰청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사이버 명예훼손)에서 어느정도 추측해 볼 수는 있습니다.
위 파일은 대검찰청에서 제공한 사이버 명예훼손 연도별 처분결과 파일데이터인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소권없음, 혐의없음, 각하의 비율 : 이 세 가지 경우는 모두 피고인이 무죄라고 판단되는 경우입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접수된 사건 중 4,144건이 이에 해당하며, 처분된 사건 중 49.45%를 차지합니다.
- 기소유예 비율 : 기소유예는 사실은 죄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지만 어떤 사정으로 기소를 유예하는 것으로서, 위 표에서 보듯이 2017년 을 예로들면 처분계 기준 7,814건 중 530건 정도의 비율로서 약 7% 정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매년 차이있음).
- 구속구공판, 불구속구공판, 구약식의 비율 : 이 세 가지 경우는 모두 피고인이 유죄라고 판단되는 경우입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접수된 사건 중 2,848건이 이에 해당하며, 처분된 사건 중 34.1%를 차지합니다.
이중에서 우리가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은, 피고인이 유죄라고 판단되는 유형일 텐데요, 사실 명예훼손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거나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는 경우는 구약식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결국, 일반적인 사건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은 구약식으로 재판에 넘겨져서 벌금이 얼마나 나올 것이냐입니다. 주의할 것은, 이 자료는 초범과 재범 그리고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구분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아마도 이렇게 구분해서 통계를 작성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초범과 양형
판사는 양형을 할 때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 형의 종류와 형량을 정하게 됩니다. 이때 판사는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되는데, 범죄의 죄질과 피고인의 책임 정도, 일반예방과 특수예방 효과, 피고인의 사회복귀 등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초범이란 처음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말하는데 초범은 재범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고, 사회복귀가 용이하다는 점이 있어 감경사유가 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형사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관이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양형기준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양형기준은 범죄군별로 범죄유형을 구분하고, 각 유형별로 감경, 기본, 가중의 3단계 권고 형량범위를 제시하는데, 양형기준은 초범 여부를 고려하여 각 범죄유형에 대한 권고 형량범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살인죄에서는 일반적으로 기본단계에 해당하는 권고 형량범위가 징역 15년 이상 무기징역이지만, 초범인 경우에는 징역 10년 이상 무기징역으로 낮춰져 있습니다.
- 절도죄에서는 일반적으로 기본단계에 해당하는 권고 형량범위가 징역 1년 이상 5년 이하이지만, 초범인 경우에는 징역 6개월 이상 3년 이하로 낮춰져 있습니다.
따라서 판사는 양형인자를 분석하여 피고인이 초범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양형기준에서 제시한 권고 형량범위를 참고하여 형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으므로, 판사는 구체적 사안에서 양형기준 설정 시 반영하지 못한 고려 사유가 있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양형기준을 벗어난 형을 선고할 수도 있습니다.
초범을 실제 재판에서 어떻게 고려하는지는 아래 사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사례와 처벌
사례 1. 병원에서 업무를 방해하면서 허위사실을 적시한 사안
사실관계 : 피고인은 2013. 9.25. 13:00경 위 E에서, 사실 피해자 H가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하여 위 F의원이 영업정지를 당한 적이 없음에도 I에게 "F의원 원장이 평소 진료 내용을 부풀려 청구하여 영업정지를 당했다는 말을 우리 의원 사무장인 M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라고 소리침으로써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
결론 : 법원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 ...... 피고인이 반성하며 자백하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범행의 내용이 1회의 명예훼손뿐이고, 허위사실의 적시 방법 등에 비추어 불법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것인 점 등 참작하여 ...... 벌금 100,000원
사례 2. 아파트 부녀회비 관련 명예훼손
사실관계 : 피고인은 D 등과 2012. 8. 11.경 00시 G에 있는 H 카페에서 아파트 부녀회원인 D, E, F 등과 함께 부녀회비 환수조치의 부당함과 감사를 한 피해자 I, J이 부당하게 부녀회비를 환수하였다는 취지로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하고 대자보를 첩부하기로 결의하고 피고인은 D에게 그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여 게시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D는 2012. 8. 15. 20:55경 위 C아파트 113동 1003호 D의 집에서 인터넷 C 아파트 카페(K) 부녀회 게시판에 접속하여 '입주자 대표회 회의 결과 문제가 없는것으로 결론났으나 감사 I과 J이 개인의 사견으로 현 부녀회를 횡령 단체로 인식시켜 부녀회비 환수조치하여 모욕했다.'라고 기재하여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
한편, 피고인은 위 아파트 휘트니스 센터 출입문에도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붙임으로써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
결론 : 법원은 피고인에 대해 이른바 사이버 명예훼손죄(정보통신망법 70조 참조)와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해 벌금 300,000원을 정하면서, 피고인이 초범이고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목적이 아닌 점을 참작하여 선고유예
사례 3. 친구간의 명예훼손 사건
사실관계 : 피고인은 회사원이자 피해자 K와 중학교 동창생이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전 남편에게 자신에 대한 허위 사실을 전달했다고 오해하여 피해자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다.
피고인은 중학교 동창생 7명을 초대하여 개설한 카카오톡 비밀채팅방에서 피해자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피고인은 2016. 1. 6. 11:36경부터 13:00경까지 사이에 위 비밀채팅방에서 피해자를 지칭해 "미친년", "그 연말 뭐든 믿지 마", "그년 말해도 지가 아닌 척 연기 잘하는 년이 야", "뒤로 나쁜 짓 하는 년", "도벽도 있잖아"라는 글을 썼다.
또 피고인은 같은 날 11:49경 위 비밀채팅방에 "예전에 시청에 시험봐서 붙었다고 우리한테 자랑하고 날리 쳤는데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자린데 살 빼고 들어간다는 애가 아직도 안 들어갔네?", 12:45경 "집 가봐 얼마나 더러운지 그 집에서 애들, 을 키우고 있다는 게 더 심각하다.. 해 먹을지만 알지 치우질 못해 난 전에 마니가 봤잖아 앉아있기도 찝찝할 정도.. 치우는 걸 모르는 거 같아, 냉장고 열어보면... 정리정돈을 전혀 못해"라는 글을 썼다.
이로써 피고인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
결론 : 법원은 피고인이 초범인 점을 감안하였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하여 벌금 7,000,000원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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