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생활법률 상식

미필적 고의 뜻과 판례, 형을 감경하는 사유가 된다고?

✖︎★❃﹅ 2024. 4. 17. 11:49

 

 

미필적 고의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형법상 고의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고의에는 지적인 요소와 의지적인 요소가 포함되는데, 미필적 고의는 지적인 요소는 있지만 의지적 요소가 살짝 부족한 것으로 보면 맞습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알아보시죠. 

 

미필적 고의 뜻-인식있는 과실과 구별-감경적 양형인자로 작용

형법상 고의 개념과 요소

 

고의와 개념요소

고의(故意)란 객관적인 행위상황을 인식하면서 형법상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려는 의사입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절도죄를 예로 들면 '친구의 노트북인 것을 알면서 자신이 몰래 가져가야지'라고 의도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원칙적으로 형법은 고의범만 처벌하고 예외적으로만 과실범을 처벌합니다. 

 

형법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미필적 고의와 인식있는 과실

고의는 지적 요소와 의지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적요소는 형법 13조에서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있지만, 구성요건을 실현하려는 의지적 요소는 명시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적 요소와 의지적 요소가 모두 분명히 있는 확정적 고의, 지적 요소와 의지적 요소가 모두 없으면 인식없는 과실이 되고, 지적 요소는 있는데 의지적 요소가 없으면 인식있는 과실이 되는 것이지요. 

 

  지적 요소 의지적 요소
고의
미필적 고의
인식있는 과실
인식없는 과실

 

미필적 고의 뜻

 

미필적(未必的)이라는 뜻은 '반드시 그런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의미인데, 쉽게 설명드리면 미필적 고의는 '칼로 사람을 찌르면 그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인식하기는 하였지만, (칼로 찌르면서도) 죽이려는 생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미필적 고의란 행위자가 객관적인 구성요건이 실현된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그것을 용인 내지 감수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겉으로 드러나는 여러사정을 종합하여 내심의 의사를 판단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미필적 고의와 인식있는 과실

 

형법은 원칙적으로 고의범만을 처벌하고 예외적으로만 과실범을 처벌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앞 표에서 보는 것처럼, 미필적 고의와 인식있는 과실은 지적요소가 모두 있다는 점은 같은데, 의지적 요소에서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미필적 고의에서의 의지적 요소가 무엇인지를 두고 학설이 나뉘고 있지만 판례와 다수설을 알아두면 충분하겠네요. 

 

  • 용인설 내지 감수설  ⇢ 용인이란 결과의 발생을 내심으로는 승낙하여 받아들이는 태도 또는 결과의 발생을 적극적으로 목표로 한것은 아니지만 행위의 부수적인 결과로 동의하는 마음상태

 

⚖️  미필적 고의 판례(강제추행)

 

  • 2017년 4월 경, 안양시 안양교도소 내에서 수용생활을 하던 피고인(66세)은 같은 방에서 수용 중이던 피해자(29세)의 볼을 갑자기 꼬집듯이 만졌는데,  그 후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어깨를 잡고 껴안으려는 행위를 함
  • 한편, 이 사건 추행 이전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옛날 같으면 방장들이 너 데리고 잔다.', '뽀뽀하자', '앙칼진 년' 등과 같은 말을 하면서 피해자의 볼을 만지거나 뽀뽀를 시도하였는데, 
  • 법원은, 피고인이 다른 수용자들에게는 이런 언동을 하지는 않은 점, 동성간이라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으로 판단하면서 징역 4월 선고(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3년간 취업제한 포함)

 

미필적 고의 처벌과 형량

 

태생적으로 미필적 고의라는 개념은 '그런 결과 발생을 원하지는 않았다'면서 처벌을 피해 가려는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고안된 개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형법은 고의범을 처벌하고 과실범은 예외적으로만 처벌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대부분의 형사사건에서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은 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아래 사건에서는 피고인과 선임한 변호사가 처절할 정도로 범행의 고의가 없었음을 주장하였지만 법원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미필적 고의 판례(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배포의 미필적 고의)

 

  • 2020년 7월 경, 피고인은 서대문구 소재 한 건물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다운로드하여 소지함과 동시에 불특정다수가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업로드하였는데, 
  •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성착물에 대한 성적취향이 없고, 다운로드한 수백만 개의 음란물들 중 아동청소년 관련된 것을 일일이 확인하여 삭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 
  • 다운로드한 파일 중 일부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것이 소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것임
  • 법원은, 성적취향 여부는 양형상 고려사유일뿐이고 범죄성립에는 영향이 없고, 현실적으로 성착취물을 삭제하기 힘든 것은 피고인이 자초한 것으로 미필적 고의를 부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징역 2년 선고(집행유예 3년)

 

미필적 고의와 양형인자

 

이와 같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범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이 충족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고의범으로 처벌되지만, 결과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원했는지에 따라 처벌 형량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양형위원회의 기준에 의하면 미필적 고의는 특별양형인자로서 감경사유에 해당합니다. 

 

미필적 고의가 형법상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은 문제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형법 13조에 미필적 고의 내용을 규정하여 개정하는 방안이 모색되기도 합니다. 

 

현행형법(형법 13조) 개정안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에 대한 인삭과 의사가 확정적이지 않은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오늘은 미필적 고의 뜻과 형법상의 고의 개념, 그리고 주요한 판례를 통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미필적 고의는 형량을 결정하는데 양형인자로 작용하고 있는 점과 관련하여 형법규정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 형사사건에서 변호사의 조력은 필수입니다. 

 

 

 

준강제추행죄 구성요건과 처벌, 경찰조사 단계부터 변호사 조력이 필요한 이유

준강제추행의 뜻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준강간죄와 마찬가지로 성적 자유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을 성욕의 대상으로 삼는 것

bubdol.tistory.com

 

 

준강간죄 구성요건과 처벌, 술에 만취한 경우 여성이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오해하면 낭패 볼 수

준강간죄의 구성요건과 처벌 수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여성을 상대로 한 준강간죄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 술에 취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준강간죄 성립을 다투는 형사사건

bubdol.tistory.com

 

 

음주운전 형사처벌, 교통사고 전문변호사 조력 필요성 커져

음주운전에 대해 형사처벌 기준이 해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 형량이 높고 실형이 나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교통사고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변호사의 역할도 중요해졌습니다

bubdol.tistory.com